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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rmur

여혐과 미디어의 상관관계

BL은 묘한 장르다.  그곳에서는 많은 것들이 허용된다. 비도덕적이고,비윤리적인, 그리고 성적굴림 같은 것에서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런 행위를 하고 당하는 사람이 남자껍데기여서 여자로서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볼 수있고, 감성은 여자라 L도 있는 부분을 즐기는 거라 생각한다. 여자껍데기를 한 인물에게 그런 짓을 하는걸 견딜 수 없으니까.  일석이조다.

 

그렇지만 BL은 여혐에서 벗어날 수 없다. 오메가버스에서 임신하는 인물은 여전히 '수'인데다가 헤테로공이나 수가 나올 경우 여자 캐릭터를 붙여줌으로서 인기 많은걸 증명하고, 질투하고, 공수의 사랑을 확인하거나 돈독하게 만드는 전개가 흔치않다. 그런 부분에서 나는 여전히 불편하다고 느낀다.

 

지금 보고 있는 BL소설에서 나오는 서브캐릭터 중 막장인생을 사는 한명이 있다. 캐릭터상 여혐단어를 쉽게 입에 올리는데 어떤 독자가 그 부분에 대해서 작가에게 여혐단어임을 지적했고, 순화하거나 고쳐줄 수 없냐고 피드백을 요청했다. 결론적으로 작가는 거절했다. 이유는 그 캐릭터가 가진 가치관으로서는 그런 단어를 쓸 수있다는 거였다. 실제로 그런 인생을 사는 사람이 쓸법한 단어이고, 그것을 여혐이라는 이유만으로 고친다면 온갖 미디어에 그런 단어가 예시로 나오는 것 조차 금지해야 되는게 아니냐는 거였다. 

 

나는 작가가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 이해가 갔으나 거기서 또 의문이 생겼다.

 

캐릭터의 속성으로 그런 혐오적 표현을 쓰는게 가능하다면 도대체 어느 부분까지 가능하겠냐는거.

 

소설뿐만 아니라 드라마나 영화에서 여혐인 장면들이 캐릭터의 성격이나 드라마의 전개에 필요하다는 이유로 모두 허용된다면 괜찮을까? 그런 것들이 무의식중에 사람들의 의식에 자리 잡으니까 쓰는데 있어 조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고작 미디어 속 특정 캐릭터의 특정 화법이라고 해도 말이다. 어떤 사람들은 모든걸 허용하는건 안된다. 라고 할 수 있지만, 그럼 어디부터 어디까지만 허용할 것이며, 그 기준은 누가 정한단 말인가?

 

그 허용치는 주관적인 영역이므로 '이 정도'는 돼.'이 정도는 안돼.' 라고 정할 수 없다. 그러니 애초에 쓰는것을 지양하는게 맞지 않을까?